자동차 소식

“화면만 큰 차가 안전한가?” 중국의 버튼 규제가 의미하는 것

유연성 2026. 3. 1. 19:08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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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동차 실내가 스마트폰처럼 변한 지 꽤 됐습니다. 대시보드 중앙의 대형 터치스크린이 거의 모든 기능을 담당하고, 버튼은 미니멀하게 줄어들었습니다. 제조사 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기능을 추가하기도 쉽고, 인테리어도 깔끔해 보입니다. 그런데 운전자는 어떨까요.

주행 중 공조 바람 방향을 바꾸려다 메뉴를 두 번, 세 번 넘기고 결국 화면을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지는 순간들이 쌓이면, 그 자체가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. 중국이 최근 논의 중인 자동차 안전 규제는 바로 이 지점을 “규정으로 정리하겠다”는 신호처럼 읽힙니다.

중국이 강조하는 방향은 단순합니다. 운전자가 자주 쓰고, 즉각적인 반응이 필요한 기능은 화면 속에 숨기지 말라는 것입니다. 대표적으로 비상등, 방향지시등 같은 기능은 위급 상황에서 ‘생각할 틈 없이’ 눌러야 하고, 이런 장치는 터치스크린보다 물리 버튼이 더 빠릅니다. 손끝으로 위치를 기억할 수 있고, 클릭감이 주는 확신도 있습니다. 결국 물리 버튼을 남기는 건 구식 감성이 아니라, 운전자의 반응 속도와 시선 이탈을 줄이기 위한 안전 장치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.

또 하나의 포인트는 전기차 시대에 유행한 요소들이 실제 사고 상황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. 매립형 도어 핸들은 평소에는 멋있고 공력에도 좋지만, 전원이 끊기거나 차체가 변형되는 사고 상황에서는 문을 여는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. 중국이 이런 부분까지 정리하려는 건, “테스트 기준만 통과하면 안전”이라는 관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, 실제 사고에서 사람이 살아나오는 과정까지 안전으로 보겠다는 방향으로 보입니다. 전기차가 늘수록 화재나 전원 차단 같은 변수가 커지는 만큼, 비상 탈출 경로와 물리적 조작의 중요성이 재부각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.

흥미로운 건 중국의 이런 선택이 글로벌 산업에 미칠 파장입니다.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이고, 규정이 바뀌면 제조사는 설계를 바꿔야 합니다. 결국 중국 규정에 맞춘 실내 구조가 다른 국가 판매 모델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, 특히 ‘대형 스크린 중심 UX’를 강하게 밀어붙이던 브랜드들도 일부 기능은 물리 버튼을 되살리는 타협안을 고민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.

최근 여러 시장에서 “버튼이 너무 없다”는 불만이 누적돼 왔다는 점을 생각하면, 중국 규제가 오히려 업계에 명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.

결론적으로 중국의 버튼 규제 흐름은 기술 발전을 막는 것이 아니라, 기술을 더 안전하게 쓰기 위한 재정렬에 가깝습니다. 화면이 커지고 기능이 많아질수록, 운전자의 주의는 더 쉽게 분산됩니다. 그래서 ‘필수 기능의 물리 조작’ 같은 원칙은 앞으로 자동차 UX의 새로운 기본값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.

미래차의 핵심은 화면이 더 커지는 것이 아니라, 운전자가 더 안전하게 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는 점을 중국이 먼저 규정으로 말해주고 있는 셈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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